양극성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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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일반적으로 조울증이라고 알려져 있는 마음의 병을 정신과에서는 양극성 장애라는 병명으로 부릅니다. 양극성 장애는 기분, 에너지, 생각과 행동에 극단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특징으로, 치료가 가능한 병입니다. 양극성 장애를 조울증이라고 하는 이유는 조증과 우울증의 양 극단 사이에서 기분이 변화하는 특징적인 증상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분 변화는 수시간, 수주 또는 수개월간 지속되기도 합니다. 우울증처럼 흔하지는 않지만, 전인구의 1% 정도는 평생에 한번 양극성 장애를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울증은 대개 청소년기 말에 병이 생겨 우울증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아동기나 노년기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조울증 발생률은 차이가 거의 없지만, 남자는 주로 조증의 형태로, 여자는 주로 우울증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

양극성 장애는 우울장애(우울증)와는 임상적으로 뚜렷하게 구별이 가능한 병이지만, 우울증 상태에 접어들면 일반적인 우울장애와 유사한 양상을 보입니다. 양극성 장애를 앓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단적인 에너지의 충만, 기분의 고조와 더불어 깊은 고통 및 절망의 양극단을 경험하였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심한 진폭의 기분 변화와, 정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하게 하는 병의 심각한 증상들은 일상적인 기분의 변화와 구별할 수 있는 양극성 장애의 특징입니다.
조증 상태의 증상
  • 신체적인 행동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활동도 활발해지며, 에너지가 증가한다.
  • 기분이 고조되고, 과도하게 낙관적이 되며, 자신감이 가득하다.
  • 쉽게 짜증을 내며,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
  • 피곤을 느끼지 않으며 수면욕구도 줄어든다.
  • 과대사고에 빠져들고, 자존감이 고양된다.
  • 말이 빨라지며, 생각이 빠르게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 충동적이 되며, 판단력이 떨어지고, 주변 일에 쉽게 주의가 끌린다.
  • 음주운전, 과속, 정상적이지 않은 과도한 성관계 등 무책임한 행동을 한다.
  • 증상이 심한 경우, 환각을 경험하고 망상에 사로잡히게 된다.
우울증 상태의 증상
  • 슬픔이 지속되거나 이유 없이 눈물이 난다.
  • 식욕이나 수면습관의 큰 변화가 생긴다.
  • 짜증 또는 화를 내거나 걱정, 불안 증상이 나타난다.
  • 염세적이 되고 매사에 관심이 줄어든다.
  • 기운이 없게 느껴진다.
  • 죄책감이나 자신이 쓸모없다는 자책감에 빠진다.
  •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유부단해진다.
  • 이전에 즐기던 일이 재미없어지고, 사회생활이 줄어든다.
  • 이유 없이 여기저기가 아프다.
  •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생각을 반복적으로 한다.

진단

미국 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의 정신장애 진단 통계편람(DSM-5)에 따르면 조증 삽화(Manic episode)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A. 비정상적으로 의기양양하거나, 과대하거나 과민한 기분과 비정상적이고 지속적인 목표지향적 활동이나 에너지의 증가가 적어도 1주간 (만약 입원이 필요하다면 기간과 상관 없이) 지속되는 분명한 기간이 있습니다.
B. 기분 장애의 기간 도중 다음 증상 가운데 3가지 이상이 지속되며 (기분이 과민한 상태라면 4가지), 심각한 정도로 나타납니다.
  • 팽창된 자존심 또는 심하게 과장된 자신감
  • 수면에 대한 욕구 감소 (예: 단 3시간의 수면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낌)
  •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거나 계속 말을 하게 됨
  • 사고의 비약 또는 사고가 연달아 일어나는 주관적인 경험
  • 주의 산만 (예: 중요하지 않거나 관계없는 외적 자극에 너무 쉽게 주의가 이끌림)
  • 목표 지향적 활동의 증가(직장이나 학교에서의 사회적 또는 성적인 활동) 또는 정신 운동성 초조
  • 고통스런 결과를 초래할 쾌락적인 활동에 지나치게 몰두 (예: 흥청망청 물건 사기, 무분별한 성행위, 어리석은 사업투자)
C. 기분 장애로 인한 직업적 기능이나 일상적 사회 활동, 대인관계에서의 뚜렷한 손상을 막고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기분 장애가 심각하거나 정신증적 양상이 동반됩니다.
D. 증상이 물질(예: 약물 남용, 투약, 또는 기타 치료)이나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예: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직접적인 생리적 효과로 인한 것이 아닙니다.
※ 주의: 항우울 치료(예: 투약, 전기경련 요법, 광선 치료)의 경과 중에 발생한 조증 삽화가 치료로 인한 생리적 영향 수준을 넘어 완전히 진단을 충족시킬 정도의 수준으로 지속이 된다면 조증삽화의 충분한 근거가 되므로 양극성 장애 I 형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우울삽화의 진단 기준은 우울장애와 공통입니다.

치료

양극성 장애의 치료방법에는 약물치료, 면담치료, 교육 및 사회적 지지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치료를 할 때에는 환자의 안전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철저한 진단적 평가 그리고 현재의 증상뿐 아니라 앞으로의 건강에 대한 계획 등이 목표로 세워져야 합니다. 따라서 치료 과정 중에는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뿐 아니라 재발에 관여하는 스트레스 요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양극성 장애는 만성적인 질환이므로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어도 계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여야 합니다.
1. 약물치료
당뇨병과 같이 인슐린 하나로 치료가 되는 병도 있지만, 양극성 장애의 경우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여러 가지 약물들을 적절하게 투여해야만 합니다.이러한 약물들을 크게 분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기분안정제
  • 기분안정제는 환자를 기분이 들뜨고 가라앉는 양극단의 증세로부터 벗어나게 하는데 효과가 있습니다. 어떤 기분안정제는 항간질제로 분류되어 있는데, 이는 이 약물을 전간의 치료에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튬(Lithium), 밸프로에이트(Valproate), 카르바마제핀(Carbamazepine) 등의 성분명을 가지는 약물이 이 분류에 속하며, 상품명은 제조사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보통 투여 후 2-3주 안에 효과가 나타납니다.
2)항정신병 약물
  • 항정신병 약물의 주된 처방목적은 조증 상태의 완화를 위해서이며, 환청이나 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조증 증상을 빠르게 해소시켜줍니다.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은 약물들이 많이 개발되어 이전의 약물들을 대체해 나가는 중입니다.
3)항불안제
  • 불안초조가 심하거나 조증 증상이 심한 경우에 단기간 동안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계의 항불안제를 같이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4)항우울제
  • 양극성 장애의 우울증 상태에서 기분안정제만으로 치료가 잘 되지 않을 때에는 항우울제를 투여할 수 있습니다. 흔하지는 않으나, 항우울제는 기분상태를 조증으로 변환하거나 조증과 우울증 사이를 반복하는 급속순환형의 상태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면서 기분상태가 다시 조증으로 전환되는지를 치료자와 함께 주의 깊게 관찰·평가하여야 합니다.
2. 입원치료
우울증 상태나 조증의 증상이 가벼울 경우 정신과 의사가 환자를 자주 평가할 수만 있다면 외래에서 안전하게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조증 환자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병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치료를 전혀 불필요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에는 전문가인 정신과 의사의 자세한 평가와 판단에 따라서 보호자와 상의하여 치료계획을 진행하도록 권유하는 바입니다. 증상의 정도 및 가족 내에서의 지지 여부 등에 따라 환자를 입원시켜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3. 유지치료
유지치료는 질환의 심한 정도, 약물의 부작용에 대한 위험성, 그리고 환자에 대한 지지 체계 등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2번 이상 재발한 양극성 장애 환자의 경우 예방목적의 유지치료를 매우 권장합니다. 유지치료에서는 주로 기분안정제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 등 다른 약물을 이용한 유지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4. 정신치료
양극성 장애의 단기 및 장기 치료는 약물치료가 중심이 됩니다. 그러나 정신치료 역시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정신치료에서는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재발하게 하는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인자가 개인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병에 걸렸다는 사실로 인해 받게 되는 정신적인 부담, 대인관계 또는 사회적인 결과 등을 다룹니다. 양극성 우울삽화에서 대인관계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약물치료와 병행하였을 때, 보다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나타내었습니다. 정신역동적 정신치료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양극성 장애는 만성적이고 재발이 되풀이되는 질병입니다. 따라서 약물을 규칙적으로 그리고 장기간 동안 복용해야 한다는 것을 환자는 물론 그 가족도 교육받아야 합니다. 인지치료나 가족치료 약물치료와 병행할 경우 약물치료를 단독으로 실시하는 경우보다 재발률이 상당히 낮습니다.